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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막았던 트랜스포머 소방차, 정체는?

2019년 봄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수 백 채의 집이 불타고 수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화재가 전국적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고 언급할 만큼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역대 최대 규모의 소방차가 동원되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화재를 진압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여러 시민들로부터 특이한 소방차가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가 흔히 아는 소방차는 대형 트럭을 개조한, 투박한 외형에 빨간 도장을 한 익숙한 모습이지만 이번에 언급된 소방차는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소방차의 위엄

ⓒ Hunini,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4.0

이 정체불명 소방차의 이름은 로젠바우어의 판터(PANTER). 로젠바우어는 오스트리아 긴급구조차량 전문 제조기업으로, 무려 19세기 중순에 설립된(1866) 세계 최상위권 제조사다. 이 제조사의 차량은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으며 심지어 북한에도 로젠바우어의 차량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젠바우어에서 제조한 판터라는 차량은 항공기 소방 구조용(ARFF : Aircraft Rescue and Fire Fighting) 고성능 소방차다. 19911세대가 제조된 이후 2016 4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 되면서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첫 배치된 곳은 이탈리아 제노바 공항이며,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공항 및 주요 도시에 배치되어 안전을 지키고 있다.

 

ⓒ Dmitrij Rodionov,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판터는 독일의 유명 중장비 제조사 MAN의 군용 전술차량을 개조해 만든 특수차량으로, 1세대부터 날렵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나름의 디자인 특징이다. 판터는 본래의 역할에 알맞게 다재다능하며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서 성능이란, 구조 활동에 사용되는 장비의 성능과 차량 자체의 주행성능 둘 다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판터는 항공기 화재 진압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특별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 동체를 뚫을 수 있는 특수 펀치(드릴)이 있으며, 드릴 자체에 고압 물 분무기까지 있어 불길을 잡는다.

 

이런 기능덕분에 손상을 감안할 만큼 빠르게 화재를 잡아야 하는 유류창고 등의 외벽을 뚫는 등의 긴급 화재진압에도 투입된다.

 

이번 강원도 대형 산불현장에 이 판터가 주유소 등 대형 폭발 사고가 우려되는 곳에 배치되어 인근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판터는 소방차에 직접 탑승하지 않고 원격조작이 가능하며 고층 건물의 화재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밖에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원자력 발전소 인근 소방서 등 국가 주요시설에 배치되어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참고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이후 현상 수습을 위해 배치된 적이 있다.

 

판터의 제원은?

ⓒ Christian Stummer Photographie,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DE

로젠바우어사에 연락하여 현재 어떤 모델이 있는지 조사해본 결과, 8X8 / 6X6 / 6X6S / 4X4 모델 네 가지가 출시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6X6모델과 8X8모델이 도입된것으로 확인 되었다.

 

국내에 도입된 8X8모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제원은

볼보 유로6 엔진X 2 탑재

최대출력 1450PS

6~8단 변속기

최대속력 135km/h

총중량 50톤

의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롤 스태빌리티 컨트롤(RSC : 한쪽 바퀴가 들려 전복되는 현상을 예방), 소방대원용 사이드 에어백 및 안전벨트 텐셔너,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시스템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우수한 차체 안정성을 자랑한다.

  

ⓒ Christian Stummer Photographie, 출처 wikimedia.org - CC BY-SA 3.0 DE
ⓒ 수퍼톰캣
ⓒ 수퍼톰캣

게다가 소방장비의 성능도 상당한데, 8X8모델 기준 19,000L의 저장용량을 작추고 있으며 1분에 10,000L를 분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로젠바우어사 고유의 디스플레이 시스템인 EMEREC DEVS(Driver Enhanced Vision System)가 장착되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열을 잡아내는 적외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연기가 자욱한 곳에서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여기에 정확한 구조 현장 파악을 위해 1.5m 정확도 급 GPS까지 탑재되면서 소방차 계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이다.

 

 


2017년 우리나라는 대형 재난이 발생할 경우, 소방 관할지역 구분 없이 국가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덕분에 서울, 인천, 충청 심지어 전남 등 전국의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온 800대의 소방차들이 강원에 집결해 사태를 빠르게 수습했다.

 

소방차 동원에 대해 팩트체크를 위해 법전을 훑어보니 실제로 있는 조항이다. 20177 26일자로 개정된 소방기본법 제11조의 2(소방력의 동원)에는

 

소방청장은 해당 시ㆍ도의 소방력만으로는 소방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화재, 재난ㆍ재해, 그 밖의 구조ㆍ구급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특별히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인정될 때에는 각 시ㆍ도지사에게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방력을 동원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1항에 따라 동원 요청을 받은 시ㆍ도지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요청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

 

소방청장은 시ㆍ도지사에게 제1항에 따라 동원된 소방력을 화재, 재난ㆍ재해 등이 발생한 지역에 지원ㆍ파견하여 줄 것을 요청하거나 필요한 경우 직접 소방대를 편성하여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 소방에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할 수 있다. “

 

으로 명시되어있다. 빠르고 신속한 화재 진압과 신형 장비의 투입 등 이번 강원도 화재는 국가가 우리 시민들을 얼마나 잘 보호해줄 수 있는지 믿음을 준 계기가 되었다.

 

산불이 잡힌 현재, 수습이 중요하다. 피해를 입은 강원도 시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폭넓은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지체 없이 재난현장으로 출동한 수 많은 소방관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