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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상식&칼럼

단수 무한대 무단변속기, 정체가 뭘까?

자동차의 동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돕는 기계장치 변속기. 자동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부분 중 하나다. 변속기 성능에 따라 연비와 가속력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차 홍보 문구를 보면 “8단 변속기 탑재!” 등 엔진과 함께 적극 소개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간혹 ‘무단변속기’ ‘CVT’ ‘IVT’가 탑재되었다는 홍보문구를 볼 수 있다. 변속기인데 단수가 없는 변속기라니. 들어는 봤지만 일반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무단변속기에 대한 간단한 역사



무단변속기의 시작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다. 물론, 이 시대에 자동차가 개발되어 무단 변속기가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해당 개념이 처음으로 확립된 시기이기 때문에 의미를 가진다. 

 

르네상스 시대인 1490년, 레오나드로 다빈치는 무단변속기(CVT)에 대한 개념을 고안해 냈다. 실제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최소 단수와 최대 단수 사이에 무한한 변속단수가 있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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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년 후인 1886년, 다임러&벤츠에 의해 자동차에 적용 가능한 CVT 개발이 이루어졌다. 1930년대에는 벨트 구동식 CVT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적용될 준비를 마쳤다. 



1950년대 들어 네덜란드 자동차 제조사 ‘반도르네 아우토모빌 파브리크’에서 소형차용 CVT 개발 및 적용이 이루어졌다. 이후 이 제조사는 볼보로 인수되면서 볼보 차량에 CVT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포드, 닛산, 스바루 등 유명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CVT를 차량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1998년도 즈음 마티즈를 통해 처음 적용되었고, 이후 EF쏘나타, 옵티마, 모닝, 레이, QM6, K3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되었다.

  

CVT의 원리



CVT는 ‘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의 약자로, 연속가변변속기 또는 무단변속기로 부르기도 한다. 변속 가능한 기어 단수 내에서 무한대에 가까운 기어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CVT는 벨트 방식과 마찰 방식이 있는데, 이 중 1950년대 네덜란드의 반도르네 제조사의 벨트 방식이 널리 사용된다. 벨트 방식은 두 개의 풀리(도르래 : Pulley) 사이에 벨트를 걸어 동력을 전달한다. 이때 풀리의 지름을 조절해 기어비를 변경한다. 


지름 조절은 유압방식으로 풀리를 밀어 고무 또는 금속 체인이 위로 밀려 올라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풀리를 밀면 지름이 넓어지고, 유압을 낮춰 뒤로 당기면 풀리의 지름이 낮아진다.

 

저속 주행 중에는, 엔진 쪽 지름을 바퀴 쪽 지름보다 작게 만들어 바퀴 쪽에 큰 힘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고속주행 중에는 이와 반대로 조절해 고속 회전에 최적화 된 상태로 만든다.

 

이런 이유로 엔진 RPM에 맞는 변속 단수를 구현할 수 있어 연비 개선에 유리하며, 변속 충격이 없어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1단-2단-3단이 아닌 1.5단-2.3단-3.7단 등 최적의 기어비를 구현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덕분에 일반 변속기에 비해 20~30%가량 높은 연비를 기록한다.

 

하지만 부드럽게 변속되는 탓에 변속 충격이 없어 일부 운전자들은 “CVT를 장착하면 출력이 약하다.”라는 편견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없다.”라는 불만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차량에는 변속 충격을 재현하거나 전자식으로 특정 단수에 맞추는 수동기능을 적용하기도 한다. 즉, CVT의 장점이 일부 운전자에게는 단점으로 적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벨트 내구성이 엔진의 출력을 오랫동안 견디지 못해 일반 변속기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초창기 CVT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은 상당 부분 개선되어 큰 무리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VT?



최근 국내에서는 CVT라는 용어 대신 '스마트스트림 IVT' 혹은 'IVT'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IVT는 ‘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의 약자로 CVT의 내구성과 밋밋한 주행감을 보완한 차세대 CVT다.

 

우선 일반 변속기와 같은 주행감을 위해 변속 비율을 조정했다. 국내에서는 ‘AT 모사 변속 패턴 기술’로 부르며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AT(자동변속기)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AT의 변속 패턴을 모방한 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IVT에는 내구성을 위해 보다 견고한 금속 체인벨트를 사용했다. 변속기도 소모품이다 보니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했고, 엔진의 출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만한 내구성을 맞추는 것이 필수 사항이다.

  

마치며...



변속기는 다양한 기어들이 맞물리며 엔진의 동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계장치다. 일반적으로 엔진 출력에 맞는 몇 개의 기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CVT처럼 기어 역할을 하는 풀리의 지름을 조절해 무한한 기어 단수를 갖고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안전 운전에 있어 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CVT 혹은 IVT라는 용어를 봤을 때 “아, 내 차가 이걸 사용하고 있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자동차에 대한 이해, 내 차를 이해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