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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스토리&차소서&차소설

부식의 제왕 트라제XG


상 떠올리려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듣게 되면 바로 알 수 있는 차량이 있다. 바로 트라제XG다. 출시 당시 혜성처럼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지만 언제부턴가 증오의 대상으로 뒤바뀐 비운의 차량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도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트라제XG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차량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XG 프리미엄 공식이 적용된 그 차



라제XG는 1999년 10월 출시된 현대차의 다목적 대형 미니밴이다. EF쏘나타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랜저 XG에 붙어있던 수식어 'XG'를 트라제에도 추가하여 고급 미니밴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여기서 XG는 'eXtra Glory'의 줄임말로, 최고의 영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외관은 미쓰비시의 샤리오 그란디스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특히 트라제 XG에 적용된 각종 사양들은 고급 차량에서 볼 수 있었던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그랜저 XG의 스티어링 휠, 에쿠스의 서스펜션,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차량 상태를 알려주는 음성 경보 시스템, 전후방 감지센서 등이 있어, 미니밴 계의 에쿠스로 인식되기도 했다. 특히 그랜저 XG와 비교했을 때 근소한 차로 정숙성이 더 높았고, 다인승 차량이었기 때문에 각종 세제혜택까지 추가되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당시 국내 RV 중 최고의 정숙성, 주행성능을 자랑했으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첫날 15,300여 대가 판매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간혹 경쟁 차종으로 카니발이 많이 거론되는데, 카니발의 경우 북미형 미니밴이며 트라제XG는 유럽형 미니밴이었기 때문에 카니발이 좀 더 큰 차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로 사정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트라제XG가 더 적합했고 차체가 상대적으로 작으면서 엔진출력이 적당해 주행 자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로 인해 초창기 중고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동호회 또한 잘 활성화되었다.

2002년에는 월드컵 에디션이 한정 판매되었다. 투톤 컬러에 월드컵 로고가 새겨진 휠, 가죽시트 등이 적용되었다. 

이후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브레이크 사이즈 변경,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램프 가 변경되었고, 방향지시등 은회색으로 색상 변경되며 일부 사항이 변경되어 출시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2007년 판매 저조와 일부 차량 문제로 인해 그랜드 스타렉스에 통합되면서 단종되었다.
 
골라잡는 수많은 엔진 모델들



엔진은 상당히 많은 모델들이 출시되었다. 가솔린엔진으로 147마력, 19.4kg.m 토크 성능을 갖춘 2.0L 시리우스 Ⅱ 모델과 141마력, 18.8kg.m 토크 성능을 갖춘 2.0L 베타 모델, 그리고 185마력, 25.5kg.m 토크 성능을 갖춘 2.7L 델타 모델이 준비되어있었다.

LPG 차량의 경우 160마력, 23.7kg.m 토크 성능을 갖춘 2.7L 델타 모델이 출시되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디젤엔진이 하나씩 출시되었다. 2000년 말 115마력, 26.5kg.m 토크 성능을 갖춘 2.L HTI/CRDI 현대 D 모델이 출시되었고 2003년에는 126마력, 29.5kg.m 토크 성능을 갖춘 2.0L VGT 모델이 출시되었다.

이 중 델타 엔진과 LPG 엔진은 2000년 단종되었고 2004년부터는 VGT 엔진과 베타 엔진으로 축소되어 생산되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2년 3개월이라는 다른 차량에 비해 짧은 개발기간으로 인해 각종 전자장비 결함 LPG 엔진 모델의 가스 누출, 점화플러그 불량, 시동 꺼짐, 하체 부식, 2.7L 엔진의 저조한 연비로 인해 리콜이 가장 많았던 차량으로 낙인찍혔다. 

특히 뒷바퀴 쇼크업쇼버가 약하다는 지적이 일부 있었다. 여기서 가스 누출이나 시동 꺼짐 등은 2000년 이후 바로 개선되었다.





하지만 트라제XG의 인기를 식게 만들고 현대차 이미지를 최악으로 떨어트리기 시작한 원인이 있었다. 바로 부식이다.

도로 위 트라제XG 차량을 보면 알겠지만 연한 하늘색 또는 흰색 도색 된 트라제XG 차량에 부식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며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하체 부식을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무상수리를 지원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순식간에 트라제XG와 제조사인 현대차의 이미지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고 국내 최초 안티카페가 생겨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에디터 한마디



명 트라제XG는 당시 보기 드물었던 프리미엄 미니밴이었으며 유럽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더욱 인기가 있었다. 구매자들의 기대와 만족은 하늘을 찌르며 너도나도 자존심의 상징이자 인생 한편의 추억이 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각종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덕분에 현대차를 지금까지도 괴롭히고 있는 부정적 여론의 시발점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 품질관리만 제대로 하고 꾸준히 세대교체를 거듭했으면 카니발보다 더 뛰어난 차량으로 인식되었을 텐데 왜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걷게 되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라는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 이러한 여론은 전문가 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그중 일부는 "원가절감의 시작점이 아닌가?"하는 의문점을 던지기까지 한다.

분명 현대차도 이러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뒤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여러 결함 및 대처에 대해서는 1999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번에 출시되는 제네시스 G70과 더불어 모든 신차들은 앞으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고 발 빠르고 합리적인 대처로 국민기업, 신뢰받는 기업으로 재도약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