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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스토리&차소서&차소설

부족함 없는 마세라티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시승기

배기음이 듣기 좋기로 유명한 스포츠 세단 마세라티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는 달리는 모습만 얼핏 본다면 그 녀석이 그 녀석일 것이다.


마세라티 특유의 매혹적인 디자인은 차급을 막론하고 라디에이터 그릴에 삼지창 마크에서 크게 보인다.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두 닮은꼴 스포츠 세단에 대해 시승 느낌을 전하고자 한다.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위) /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아래)


마세라티 기블리Q4 가솔린 모델과 마세라티 더 뉴 콰트로포르테 디젤 모델을 시승하였다. 둘 다 1억이 넘는 비싼 가격에 형성되어 있는데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억 소리 나는 가격에 상응하는 듯하다.


기블리 가솔린은  3,000cc v6 직분사 트윈터보가 장착된 모델로써 최대출력 350~410hp, 최대토크51.0~56.1kg.m 을 자랑한다.


반면 콰트로포르테 디젤은 3,000cc v6 엔진을 탑재하고 최대출력 275hp, 최대토크 61.2kg.m 이다.



콰트로포르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장이 짧고 풀타임 4륜 구동인 기블리가 운전자에게 조금 더 수월한 조작과 운행을 선사한다. 


컴포트 모드에서 기블리는 동급 차종에 비해 초반 및 순간 가속성능은 많이 부족한 듯 보였지만, 특유의 배기음을 통해 느껴지는 체감 속도는 가히 훌륭하다.


스포츠 모드에 깊은 악셀링이 동반되면 주위에 시선을 한 번에 끌만한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충분한 가속능력을 보여주는데, 글쎄.. 이 역시 동급 차량에 비해 달리기 성능이 우수하다고 말하기는 2%로 부족함을 느낀다.


잘 달리는 차량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 선택하는 차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적당히 잘 달리고 세단과 스포츠카를 동시에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대안으로는 충분하다.



   

실내의 그것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 나뉘는 것이기 때문에 글로 운운하기 힘들지만, 전 모델에 비해 확실히 세련됨이 추가되었다. 시트 트림 색상을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보다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매력적이다.


계기판 클러스터를 통해 시인성을 높였으며, 손이 닿고 보이는 부분에 스웨이드 처리로 고급스러움 또한 더했다.


5인승 세단이지만 뒷좌석이 넉넉하진 못하다. 뒷좌석을 운운하며 실용성을 따질 것 같으면 현대 소나타 또는 기아 K5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5인승 세단을 구입하고 실내공간을 넉넉하게 사용 못한다는 것은 실로 안타깝다. 차라리 쿠페를 구입해서 더욱 날렵한 외관을 가지는 게 어떨까 싶으니 말이다.



곡선으로 잘 뻗어 날렵하지만 웅장하기까지한 외모를 보여주는 콰트로포르테는 5M가 넘는 전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만큼 길어 보이지 않다. 


길어도 어색하지 않게 마세라티 특유의 디자인이 구석구석 묻어있기 때문에 길지만 부담스럽지 않는 스타일리시한 차량이다.


이 녀석은 기블리에 비해 안락하고 조금 더 고급스러운 실내를 가지고 있다. 한때 이탈리아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될 만큼 VIP 의전에도 손색없는 고급 세단으로 제작된 것인데, 이 역시 동급 타사 고급 세단 모델에 비해 월등하진 않다.




대형 세단에 기준을 맞춘다면 뒷좌석의 탑승자의 편안함은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함은 거리가 멀다. 그 흔한 암레스트에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그 어떤 버튼도 없으며 또한 바닥에서 높이 뛰어진 팔걸이에 팔을 올리는 것 또한 편하지만은 못하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실크 에디션은 최고급 이탈리아 가죽과 질 좋은 목재 그리고 수작업 스티칭과 맞춤식 실크 등을 적용한 스폐셜 에디션이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손과 몸이 닿는 부분인 도어트림과 시트에는 비대칭 접이식 수작업 스티치 가죽과 실크가 적용되어 화려한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가죽의 질감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지만, 실크가 적용된 부분은 옷가지와 마찰이 되면 예전 직물 시트에 앉은 듯 거친 착좌감을 주기도 한다.


장점으로 승화시키자면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이 미끄럽지 않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오래 앉아 있을 때 끈적임이 없다는 것인데 이 두 가지는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육중한 보디의 차량이지만 균형 잡힌 운동능력은 기블리와 견주어도 충분하다. 무게 중량의 배분이 전.후 50:50으로 운전자가 조작하는 만큼 충분히 반응하는 몸놀림은 대형 세단이 아닌 스포츠카에 가깝게 느껴진다.


높은 토크와 후륜구동 특유의 가속감은 전해지지만, 차 급에 맞게 세팅된 탓인지 부드러우면서 강한 달리기 성능이 일품이다. 


잘 달리는 차량에 가장 우선시 되는 것 중 하나가 제동성능인데, 이 부분은 동급 타사 차량 대비 높은 제동력을 가지고 있다. 무겁고 큰 덩치를 빠르게 세워야 하는 운전자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한 듯 보인다.



"대형 세단 치고 충분하다"가 아닌 "스포츠 세단으로 충분하다"의 성능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역동적이고 빠른 몸놀림과 압도적인 힘으로 놀라운 가속성능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연비에 대해 언급하자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달리는 만큼 먹고 연비 주행하는 만큼 덜먹는다. 평균 연비는 10.9KM (4등급)이다. 시승을 하면서 평균 연비보다는 많이 부족한 리터당 7KM 연비를 나타냈다.


에디터 한마디

   




요즘 대세남 공유가 드라마에서 타는 핫한 마세라티여서 그런지, 아름다울 정도의 화려하고 멋진 외관을 가지고 있고 또한 듣기 좋은 배기음 소리 덕분에 운전 중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차량입니다.


가솔린,디젤 두 녀석 다 배기음은 듣기 좋습니다. 물론 가솔린 모델인 기블리가 더욱 폭발적인 배기음을 자랑합니다. 실내에서 창문을 모두 닫고 운행할 때는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배기음이 전달되지 않아서 큰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방음 역할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죠.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두 차량 모두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겁니다. 때로는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로, 때로는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가진 세단으로 사용할 수 있죠.


가격 대비 차량의 성능을 짚어보자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은 모든 면에서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럴지도 모릅니다.


멋진 외관, 폭발적인 가속성능,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지켜주는 최상의 밸런스, 편안하고 편리하면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 등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차량이길 바라는 게 대부분의 운전자의 마음일 겁니다.


이번 마세라티는 모터에잇 으로 활동하는 멤버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주행하는 내내 오고 가던 마세라티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습니다. 좋다는 평이 많았죠. 하지만 마세라티를 살 돈이 있다면 다른 차를 사겠다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마세라티를 살 돈이 생긴다면 다른 차량을 사고 싶습니다. 시승차로 타기는 좋지만 내 돈으로는 사기 싫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세라티는 감성으로 타는 차? 감성으로 차를 탈만큼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감성 운운하면서 해당 차량의 선택을 유도하기는 제가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러지 못 합니다.



현실과 반대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마세라티 차량을 선택할 것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충분히 선택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수한 성능의 타사 브랜드의 차량에 비해 우수한 점은 없을지 몰라도 특별한 무언가는 가지고 있는 차량입니다. 그리고 모든 상황에서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을 이유 또한 없습니다.


일전 마세라티 르반떼 시승 글에 구독자 한 분께서 이러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많이 공감 가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여유가 되는 사람에게는

마세라티이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